탁구공만한 크기로 머리가 뚫렸다. 스트레스성 탈모가 왔다.
깜짝놀랐다. 아니.. 뭐 처음 원형탈모를 마주했을 때의 충격보단 덜 하지만.
여러 이슈로 반차를 내고 배가 고파서 -원래 점심을 안 먹으려 했지만 .. 이러다가 사람 잡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그냥..... 그가 맛있다던 돈까스집. 그와 x가 사는 동네 화곡에 갔다. 굳이굳이.
브레이크타임 때문에 다른 음식을 먹었지만.
그러곤 피부과에가서 주사를 맞았다.
4년만인가. 5년만인가.
뚫린 부위. 두피에 주사를 맞는 것인데, 한 5방 넘어가니까 미친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좀 쉬었다가 놔주길 바랐지만 어림도 없었다.
지혈을 하고 나오는데 주륵 무언가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게 느껴졌다.
땀인가? 쓱 닦아본다.
피였다.
옷은 파스텔톤 하늘색 스웨터에 발랄한 느낌의 스타일링을 했는데, 갑자기 느와르 주인공인 것인마냥 행세했다.
대낮에 머리에 피를 주륵 흘리며 옷은 파스텔톤 화사하게 그냥 어디 주인공 같지 않게 그냥 평범하게 돌아다니는 행인같은 느낌. 눈을 일부러 개슴츠레하게 피곤에 쩔어있는 듯한 눈빛으로 거리를 활보했다.
참고로 나는 액션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씨 똥매려.
똥이나 뚫으러 가야지
뭐요. 더럽다고요? 그 더럽다는 것도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입니다.,
똥이란 건 인간에게 유익하지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안 좋은 물질로 여기는 것이라고요!
당신들도 그걸 품고 있고, 그걸 생산하기 위해 무언가를 입에 집어 넣지요.
아. 뭐 입에 무언가를 집어넣는 이유는 따로 있지만. 결국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죠.
바늘과 실처럼..